대만 타이페이 지하철역 안에서 뜻밖의 것을 만났다.
흰 벽에 금빛 로고, 그리고 소프트크림 하나.
CREMIA는 일본 Nissei가 2013년에 내놓은 고급 소프트크림 브랜드다.
이름은 'Cream'과 'Premium'을 합친 것.
목표는 하나였다. "이제껏 없던 최고급 소프트크림을 만들자."
일반 소프트크림의 유지방 함량이 5~8%인 데 비해,
CREMIA는 홋카이도산 생크림 25%, 유지방 12.5%를 사용한다.
단순히 농도를 높인 것이 아니라,
부드러움의 기준 자체를 다시 잡은 것이다.
얇고 바삭한 프랑스 과자 '랑그드샤(langue de chat)'를 기반으로
크림에 가장 잘 어울리는 콘을 직접 개발했다.
소프트크림의 실크 같은 모양도, 랑그드샤 콘의 바삭함도 — 모두 계산된 것이다.
메뉴는 심플하다.
오리지널, 초콜릿, 라즈베리 — 세 가지 맛에
콘 종류와 스월 여부를 고르는 것이 전부다.
주문이 끝나면 직원이 소프트크림을 쟁반 위에 꽂아 건네준다.
코코아 파우더를 탁탁 두드려 올리고,
콘을 꺼내 먹을 수 있도록 깔때기도 함께 준다.
5분도 안 되는 일이다.
그런데 어딘가 대접받은 기분이 든다.
빠르게 만들어지는데, 건네는 방식이 다르다.
공간은 작다.
MRT 역 안, 통로 옆에 자리 잡은 작은 매장이다.
그런데 화이트 세로줄 벽에 골드 레터링 로고 하나로
이곳이 어떤 브랜드인지는 단번에 읽힌다.
군더더기 없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매장 한쪽에는 소프트크림을 먹을 수 있는 자리가 있다.
급하게 들고 나가도 되고, 잠깐 앉아서 먹고 가도 된다.
빠른 회전을 위한 구조이지만, 여유도 허락한다.
지하철역 안에서 고급스러움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
공간도 작고, 시간도 짧고, 사람도 바쁘다.
CREMIA는 그 조건 안에서 격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