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이는 타이베이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온천 마을이다.
산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나무 프레임 안에 작은 간판이 하나 있다.
山水妍
The Beauty Garden.
화려하지 않다.
크지도 않다.
그냥 거기 있다.
체크인을 마치고 복도를 따라 걸었다.
흰 벽, 나무 마감, 조용한 조명.
소리가 없었다.
문을 열면 다다미가 먼저 보인다.
그 위에 침대가 있다.
침대 옆에는 낮은 상이 하나.
다다미 구역과 욕실 사이에 문이 있다.
조명이 경계를 만들어 두 공간을 나누고 있었다.
침실 쪽은 TV 벽과 데스크.
검은 패턴 벽지가 공간에 무게를 준다.
그리 넓지 않지만, 필요한 것은 다 있었다.
욕실에 들어서면 샤워 부스와 세면대가 먼저 보인다.
그리고 안쪽에 욕조가 두 개.
나란히 놓인 두 개의 욕조.
하나는 온수, 하나는 냉수 온천이다.
그 앞에 창문이 있다.
창밖은 산이다.
욕조 바닥은 컬러풀한 모자이크 타일이다.
빨강, 파랑, 노랑, 주황.
대리석 테두리와 대비가 강하다.
예상하지 못했던 색이어서 더 눈에 들어왔다.
수도꼭지를 열면 물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폭포처럼 쏟아지는 것도 아니고,
실처럼 흐르는 것도 아닌, 딱 그 사이.
그 소리가 방 전체에 퍼졌다.
욕조 마개가 검은 볼이다.
체인에 연결된 작고 둥근 볼.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치는 디테일인데,
막상 보면 꽤 오래 눈이 간다.
온천물이 차오르기 시작하면 창밖이 보인다.
우라이의 산.
안개가 걷히면 초록이 선명하고,
비가 오면 또 다른 분위기가 된다.
욕조에 몸을 담그면 시선이 자연스럽게 창 쪽으로 향한다.
물의 온도와 산의 초록이 동시에 감각으로 들어온다.
아침, 점심, 저녁. 수시로 탕에 들락거린다.
매번 창밖이 달랐다.
개별실로 들어가는 길 앞에 야외 공간이 있다.
지붕이 없는 열린 공간.
식물이 있고, 바닥이 깔려 있다.
그 야외 끝자락에 물을 담았다.
그 뒤로 산이 겹친다. 그게 전부다.
테라스에서 보이는 산은 방 안보다 더 가깝게 느껴진다.
에펠탑 미니어처와 새장 같은 소품들이 놓여 있다.
공간에 유럽풍 장식이 섞여 있는데,
어울리는지 어울리지 않는지 판단하기 전에 그냥 보게 된다.
온천 리조트는 보통 공용 온천으로 손님을 모은다.
이 호텔은 온천을 방 안에 넣었다.
그 결정이 공간의 모든 것을 바꿨다.
욕실이 방의 절반을 차지하고,
창문은 욕조를 향해 열려 있고,
하루 일정이 온천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돌아간다.
손님이 세 번 온천에 들어가는 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게 쓸 수밖에 없는 공간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