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을 구경하다 멈췄다.
처음엔 레스토랑인 줄 알았다.
입구에 안내하는 직원이 서 있다. 인원을 확인하고, 자리까지 직접 안내한다.
착석하면 구역 담당 직원이 정해진다. 주문도, 질문도, 추천도 그 사람이 전담한다.
알고 보니 차 전문점이었다.
이 공간은 카페의 문법을 쓰지 않는다.
셀프 주문도, 픽업 호출도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손님은 안내받고 대접받는다.
황금 로고가 새겨진 대리석 패널.
YONSHIN. 유신(幼莘).
오래됨과 품격이 함께 있는 이름처럼, 공간도 그렇다.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원목 수납장이다.
천장까지 빼곡한 서랍과 차통들.
중국 고전 약방이 차를 다루는 방식 그대로 재현했다.
중앙의 서랍식 진열장은 칸막이 역할도 한다.
개인석과 단체석을 나누면서, 동시에 차를 보여준다.
구조가 기능과 연출을 함께 해낸다.
이 공간에서 차를 산다면, 직접 향을 맡아보고, 시음하고, 고를 수 있다.
착석하고 나서 공간을 천천히 훑었다.
하나의 공간인데, 구역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핑크빛 아치가 열린 창문 구역 — 오픈 테이블, 자연광, 헤링본 원목 바닥. 밝고 경쾌하고 개방적이다.
노란빛 아치와 원목·가죽 부스 시트 구역 — 등받이가 높아 시선이 닿지 않는다. 같은 공간 안에 닫힌 온도가 존재한다.
중앙 타일 기둥 위에 앤틱 시계가 하나.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공간은 시대를 특정하지 않는다.
과거를 재현하지도, 현대를 과시하지도 않는다.
오래된 것의 방식으로 지금을 대하는 공간이다.
바닥은 헤링본 원목 마루(Herringbone solid wood flooring).
구역 전환 포인트마다 포슬린 타일 패턴이 들어간다.
바닥만 봐도 이 공간의 편집 감각이 읽힌다.
바 카운터는 대리석 상판(Marble countertop).
위에는 글로브 펜던트 등기구(Globe pendant light fixture).
원목 수납장, 대리석 카운터, 둥근 유리 조명 — 세 가지 재질이 한 프레임 안에서 균형을 이룬다.
벤트우드 체어(Bentwood chair).
클래식한 곡선이 공간의 원목 무게감과 어울린다.
가구 하나도 이 공간의 언어를 쓴다.
차에 대해 물으면, 직원이 종류와 향을 하나씩 설명해 준다.
더 알고 싶다는 기색이 보이면, 여러 종류를 내려 시음하게 해준다.
묻지 않아도 먼저 살핀다.
마치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처방을 받듯, 차를 고르게 된다.
이 공간에서 차를 주문하는 행위는
선택이 아니라, 안내받는 경험이다.
원목 쟁반 위에 유리 티팟, 찻잔, 작은 다과가 올려진다.
정갈하다. 고급스럽다. 대접받는 느낌이다.
티 플라이트(Tea flight) — 세 잔으로 구성된 시음 세트.
차를 비교하고 감각을 따라가는 방식.
메뉴를 고르는 게 아니라, 나의 취향을 발견하는 경험이다.
패키지 차는 색깔별로 줄지어 있다.
선물용으로도, 나를 위한 기념으로도.
공간을 나오면서도 이 브랜드를 가지고 갈 수 있다.
YONSHIN의 공간 브랜딩은 한 가지로 수렴한다.
차는 진열되지 않는다. 보관되고, 설명되고, 선택된다.
한약방의 서랍장, 전담 직원의 서비스, 구역별 다른 분위기.
이 모든 장치는 하나의 메시지를 만들어낸다.
차는 음료가 아니라, 품격이다.
공간이 그것을 말하지 않는다.
공간이 그것을 보여준다.